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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시: 2008년 3월 21일(금)~ 4월 15일(화)
(13일까지 공연에서 15일 연장 공연이 결정되었습니다. 월요일은 공연없음)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원작: 윌리엄 세익스피어
재창작, 연출: 한태숙
오브제 창작: 이영란
무대: 이태섭
조명: 이보만
타악: 박재천
작곡, 구음: 김민정
안무: 박호빈
의상: 김우성

- CAST -

레이디 맥베스: 서주희
궁중의사(전의), 맥베스: 정동환
오브제 시종: 이영란
악사 시종: 박재천
구음 시종: 김민정
키다리 시종: 홍승균
난쟁이 시종: 권겸민


1 . 하나의 전설이 된 공연

<레이디 맥베스>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하나의 전설이 된 연극'이라는 말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객들을 열광 시켜서, 보지 않은 관객까지 '언젠가는 꼭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공연이었으니까요. 저는 이제야, 이제야 이 공연을 만났습니다. 놓치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느라 힘들었어요, 휴우. 한태숙 연출에 대한 기대치도 있었고, 서주희씨의 연기에 대한 기대치도 있었고, 정동환씨에 대한 기대치도 있었고 공연을 보고 참 좋아했던 주변 사람들로 인한 기대치도 있었고, 기타등등.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 행여 실망할까봐 오히려 염려가 되던 공연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참 좋았어요. 몇몇 장면들은 매우 강렬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공연 시간이 80분인데 보다 짧게 느껴집니다. 60분 정도로 느껴지는 것을 보면 호흡이 꽤 빠른 작품인 것 같습니다.



2 . 다시 읽기 혹은 행간을 읽어내기

<레이디 맥베스>는 세익스피어의 원작 <맥베스>를 가지고 '다시 쓰기'를 한 작품입니다. 맥베스와 함께 왕위 찬탈을 꿈꾸다가 소리소문 없이 죽어버리는 레이디 맥베스. 바로 그녀가 왜 죽게 되고, 어떤 말을 하고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연극입니다. 90년대에 들어서 페미니즘 문학계열에서 고전을 다시 쓰기(re-writing)을 해서 원작과는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 작품도 그런 범주로 넣어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한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성차별에 대항하는 여성 운동'이라는 진보 운동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던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세익스피어의 원작을 살펴보면 레이디 맥베스는 남편인 맥베스에 비해 단순한 인물입니다. 맥베스가 죄의식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면 레이디 맥베스는 단호하게 왕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텍스트를 읽으면서 '이 여자는 참 세상 편하게 사는구나' 싶었던 것도 직선적인 성격이라는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작품 말미에 이르러 몽유병을 보이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좀 놀랐어요. 레이디 맥베스는 몽유병으로 괴로워하다 죽기에는 정신 세계가 단순한 인물 같았거든요. 그때 느꼈던 미묘한 불일치의 느낌. 둔한 저는 넘어갔던 부분을 한태숙 연출가님은 보다 깊고, 날카롭게 파고 들어서 대사와 음악, 몸짓과 표정으로 작품화 했습니다. 텍스트의 결을 매우 섬세하게 읽어내어 재구성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 작품이 초연되었던 97년에는 굉장히 낯선 작품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브제의 사용도 그러하지만, 원작의 텍스트가 가진 간극에 몰두하여 새로운 작품을 써내는 행위 자체가 국내 연극계에선 많지 않았다고 생각되거든요. 10년이 지난 지금 보았을 때 '감각적이고, 훌륭하다'라고 느끼는 연극이니 10년 전에는 '낯설다!'라는 평이 지배적이었겠지요. 요즘엔 물체극을 비롯하여 이미지로 서사를 설명하는 시도가 워낙에 많다보니 맥락들이 무리없이 관객에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레이디 맥베스>를 보면서 이미지의 아름다움과 충격을 말하는 관객들은 많아도, 난해함을 이야기하는 관객은 상대적으로 드문 것 같거든요.

굉장히 인상 깊은 이미지를 적어보자면 2008년에 수직 공간을 활용하고자 들어간 찰흙 덩어리입니다. 이것이 던컨 왕의 목으로 바뀌고 철사를 통해 얼굴 윤각을 단면으로 잘라내 맨 얼굴로 만들 때는 살인, 전쟁의 섬뜩함이 고스란히 전달 되었습니다. 찰흙의 질감과 밀가루의 하얀색이 만들어낸 살해 장면도 백미로 꼽을만 하고요.



3 . 죄 짓지 않은 자들이여, 저주 받아라.....

<레이디 맥베스>는 굉장히 격렬한 작품입니다. 서서히 사건이 전개되면서 배우의 감정이 고조되는 것이 아니라 막이 오르면 이미 레이디 맥베스는 미쳐있는 상황이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현재의 상태에서 정신분석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게 됩니다. 레이디 맥베스가 접하는 사건들은 모두 격렬한 사건들입니다. 모반의 계획, 살해, 맥베스의 광기 등등. 레이디 맥베스가 평정을 찾고, 조용히 쉴 순간이 없습니다. 중간중간 물체극에 의해서 시퀀스가 잘려나가서 그렇지 오브제를 제외하고 장면들만 이어붙이면 가파르게 상승하는 직선만 보입니다. 강약을 조절해서 리듬을 타는게 아니라 강한 감정, 보다 더 강한 감정, 보다 더더 강한 감정순으로 갑니다. 사람이 저런 식으로 딱 한 달만 살면 에너지 고갈로 죽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예요. 75도 각도로 가파르게 치솟던 직선이 어느 순간 딱 멈춰집니다. 그리고 그 순간 레이디 맥베스는 죽습니다. 가장 느린 호흡을 가지고 가는 장면은 레이디 맥베스의 죽음, 그녀가 긴 통로를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여줄 때 입니다. 정신없이 격정의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는 연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배우들이 공연이 끝나면 녹초가 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배우 뿐만 아니라 관객마저 다 같이 넉다운 되는 느낌이 드니까요. 심지어는 캐릭터인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마저 자신들의 야망을 하얗게 불 태우고 재가 되어 버립니다.



레이디 맥베스에게는 이중의 억압이 존재합니다. 첫째는 왕위에 오르기 위해 남편과 자신이 던컨 왕을 살해한 행위에 대한 죄의식입니다. 왕위에 대한 욕망과 죄의식 사이에서 갈등할 때 욕망이 이겼다면, 욕망이 다 이루어지자 죄의식이 힘을 얻습니다. 그녀는 죄의식을 느끼며, 동시에 그것을 부정하려 합니다. 둘째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로서 의사인 전의에게 모든 음모를 고백하고 싶은 발설의 욕구와 비밀을 은폐하려는 왕비로서의 레이디 맥베스의 갈등입니다. 자신과 남편의 안위를 위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나 마음의 병을 치료를 위해서는 비밀을 털어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레이디 맥베스의 말은 마치 구토처럼 토해집니다. 입을 막고 참으려고 해도 속에서 올라오는 욕지기처럼. 배우와의 대화 시간에서 서주희씨는 <레이디 맥베스>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한껏 과장해서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후 그것을 다시 억누르는 연기'라고 설명하시더군요.

제게는 '전의'라는 존재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레이디 맥베스를 치유한다는 구실로 그녀가 극도로 감추고 싶어하는 것을 억지로 끌어내게 하는 자. 최면을 통해서 기억을 더듬어 가는 치료 중간에 레이디 맥베스는 상대에게 묻습니다. "그대는 누구인가". 왕의 흉내를 내고 있던 그는 대답합니다. "전의옵니다, 마마." 이런 존재가 삶에 갑자기 끼어들어 덮으려고 하는 비밀의 자락을 굳이 끌어내어 폭로한다면 역시 좀 미울 것 같아요.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아 버티고 있던 레이디 맥베스의 정신 세계가 완전하게 파국으로 치닷는 것도 이 치료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 인물을 어떤 관점에서 봐야할지 미효한 느낌이 들더군요. 적도 아닌, 그렇다고 아군도 아닌 사람.

나머지 이야기들은 공연 후 배우들과의 대화 시간에 나누어졌던 이야기를 옮기는 것으로 대체할까 합니다. 다른 블로거분들이 좋은 글들을 많이 써주셔서 링크로 대신하는게 중복을 막는 일일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모든 대화는 빨간그림자의 기억에 의해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편집, 재구성 되었음을 밝힙니다. 2008년 4월 2일(수요일) 공연입니다.

관객1: 좋은 공연 잘 봤습니다. 이 공연을 지방에서 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한태숙 연출: 사실 저희도 지방에서 공연하기를 매우 원하고 있는데, 그리고 불러준다면 달려갈 의사가 충분히 있는데 아무 곳에서도 저희를 부르지 않아서 못 가고 있답니다.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점이라는 부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객2: 벌써 초연 이후 10년이 된 공연입니다. 이번 공연만의 특색이랄까, 특별히 중점을 두어서 연출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한태숙 연출: 이번 공연에서는 토월극장의 공간을 재발견하는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특히 수직 공간이요. 공중에 매달려 있는 흙 덩어리는 수직 공간을 이용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오게 된 오브제입니다.
관객3: 팜플렛을 보면 <레이디 맥베스>가 여러나라에 초청을 받고 있다고 나오는데요, 올해 다시 재공연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한태숙 연출: 일단 이 공연이 베이징 올림픽에 문화 축전으로 초정을 받아서 공연 예정에 있습니다. 올해에는 정미소에서 <서안화차>를 재공연할 생각입니다.
(*주: 서안화차, 정말 좋은 공연입니다. 재공연, 만세!! ㅠ.ㅠ_v)
관객4: 이번 공연의 마지막 장면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이것은 세익스피어 원작에서 맥베스가 레이디 맥베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말했던 대사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부분과 너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엔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녀는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와 같은 소식의 알림은 언젠가는 오게 될 것이었다.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
이 작은 갈걸음 속으로 매일매일 기어들어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음절까지 가고
우리의 모든 어제들은 인간 광대들의 티끌이란 죽음으로
가는 길을 비추어 주었다. 꺼져라, 꺼져라, 단명한 촛불아!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하고,
자기가 등장하는 시간에는 무대 위에서 거드름 피우며 왔다갔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더 이상 말을 누가 들어주지 않는 가련한 배우이다.
그것은 바보가 들려주는 이야기,
요란한 소리와 흥분으로 차 있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관객5: 정동환씨께 여쭈어 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다른 배우분들에 비해서 나이가 많으신데 이 공연이 체력적으로 무척 힘든 공연인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동환 배우: 제가 다른 배우들보다 나이가 많긴 하지만 조금 많을 뿐이지 많이 많은 게 아닙니다.(웃음) 처음에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되었을 때는 여러모로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입니다. 특히 다른 배우들에게 폐가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되었죠. 그러나 작품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꼭 참여하게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이 작품은 굉장히 실험적이고, 특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제가 많은 것을 배우는 것도 사실이고, 또한 저의 시선이 작품에 반영되면서 다른 배우들에게 자극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6: 저는 올해 일흔이 되는 관객입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 틈에 혼자서 껴서 공연을 보게 되는데 참 잘 봤습니다. 그러니까 정동환씨께서도 건강 조심하시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좋은 공연을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동환 배우: 정말 감사합니다. 관객님 같은 분이 계셔서 제가 큰 힘이 됩니다. 일흔의 나이에도 무척 정정하신데 앞으로도 계속 공연장에 와서 제가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관련 자료
연합 뉴스 제공의 공연 영상과 인터뷰
예술로 제공, 이전 공연 사진

             관련 리뷰
윙클리님의 연극 '레이디맥베스(Lady Macbeth)'
191970님의 [감상] 연극 레이디 맥베스
니야님의 레이디 맥베스, 필견!
소무님의 [연극] 레이디맥베스
노바리님의 연극 <레이디 맥베스 2008>, 변화의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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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 08/04/08 09:38  R X
자세한 리뷰로 감동이 다시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제가 미처 쓰지 못한 부분들도 있구요. 저도 좋은 리뷰 감사히 잘 봤습니다. ^^
빨간그림자 08/04/10 00:42 X
참 좋은 공연이었는데 원작을 모르는 관객에겐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맥베스>의 줄거리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레이디 맥베스의 과거 회상은 제대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을지가 궁금하더라고요. 원 텍스트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홀로 설 수 있는 공연이었는가가 궁금해졌다고 해야할지...

윙클리 08/04/08 10:41  R X
공연자체도 좋았지만,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심하고 고쳐나가는 배우들은 정말 아름답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 먹고 경력 있어도 과대평가되는 배우들이 많은 세상이라~~^^ 서주희씨, 정동환씨. 참 소중한 자산이네요.
빨간그림자 08/04/10 00:43 X
거기에 한태숙 연출님도 덧붙이자고요. 완벽주의자인 연출가님 스타일이 철철철 넘쳐 흐르더군요.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건만 낡았다는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는 공연이라니. 정말 대단해요.

zhenya 08/04/08 13:43  R X
좋은 공연이었지...한번 더 보고 싶어지더라.. 특히 그 마지막 장면.
내 머리가 너무 복잡했던 것이 아쉬웠었어. 흑흑흑..
-_-;;; 내일 수요일 낮공인데 확 질러버려? 하는 생각이 다 드는구나..좌석이 있을까...

서안화차도 재공연하는거야? +_+
빨간그림자 08/04/10 00:44 X
응, 올해 극단 물리의 몇회 기념인지, 정미소의 기념인지 해서 다시 올라간대. 초연처럼 박지일씨가 출연하면 참 좋을텐데 말야. 그렇겠지?! 서안화차, 매우 좋아. 쓰릴미와는 다른 식의 남성 동성애의 감각을 볼 수 있을게야. 무엇보다도 조명이 캡 예뻐. ㅠ.ㅠ

라이 08/04/08 18:25  R X
아아. 보고 싶어요. 그러나 저에게 현실은 여전하군요. 하하. 아이가 두돌을 넘기면 슬슬 공연보기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 참 매력적이에요. 셰익스피어도 남자라, 혹은 그 시대의 인물이라 여성 캐릭터들이 참 flat하고, 설명이 적잖아요. 줄리엣이라는 여성이 왜 낯선 남자와의 사랑에 탐닉하고 집착하게 되었는지 '줄리엣과 로미오'도 쓰면 재미있을 것 같고. 햄릿 같은 경우는, 설명이 지나치게 부족한 오필리어의 입장에서 써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저라면 '거트루드'입장에서 다시 쓰기를 해보고 싶어요. ㅎㅎ 쓰다보니 수다에 가깝게 되었네요. 리뷰로라도 보게 좋은 공연 후기 많이 남겨주세요.
빨간그림자 08/04/10 00:50 X
거투르드의 입장에서 다시 쓰기를 한 희곡은 있다고 알고 있어요. 제목이 뭐였는지 가물가물하네요. 거투르드가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전쟁 밖에 모르며, 성질이 포악한 선왕 햄릿과는 달리 아름답고, 다정한 클로어디스에게 빠진 이야기였는데. 제목이 뭐였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나네요. 로렌그란츠와 길덴스턴(햄릿의 두 친구)에 주목해서 다시 쓰기를 한 작품도 있었는데 그 작품도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또 다시 기억이... -_-;;

육아라는 괴물과의 싸움은 좀 괜찮아지셨나요? 언제 그 부분에 대해서 수다를 떨어도 참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예요. 그러고 보면 레이디 맥베스는 자식이 없었어요. 맥베스 가문의 비극이라고 할만한 것도 왕위가 끊긴다는 것이었고. 레이디 맥베스에게 아이가 있었다면 그녀는 미치는 것도 뜻대로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라이 08/04/10 11:11 X
로렌그란츠와 길덴스턴 입장에서 쓴거 있다고 저도 학부 수업시간에 들은 기억이 나는데 뭔진 모르겠네요. 제가 원하는 거투르드는 사랑에 눈먼여인이 아니라, 생존본능의 여인이에요. 겉으로 보기에는 측천무후 같은 느낌이랄까. 클뤼템네스트라 하고도 비슷할 수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선왕을 죽이는 것도 아니고생존의 문제(자신과 자신의 아들인 햄릿 모두) 때문에 급하게 클로디어스와 결혼한 뒤, 미쳐가는 햄릿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죠. 그렇다면 햄릿보다는 훨씬 다중적으로 괴로웠을거에요. 단순히 to be or not to be의 문제가 아니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배도 알고 마시는 걸로 끝냈으면 하네요. ㅎㅎ.이번 학기 잘 보내세요.
아참.자식이 있었다면 미치는 것도 뜻대로 못했을거라는 말. 백만배 공감입니다.

N. 08/04/10 05:35  R X
이번 주 일요일에 보러 갑니다. 호홍~
빨간그림자 08/04/10 10:34 X
노바리님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네요. 좋은 관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수희 08/04/11 14:32  R X
안녕하세요, 빨간그림자님.
<레이디 맥베스> 조연출 김수흽니다.
님의 글, 저희팀 모두와 나누고자 담아가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족이겠지만ㅡ
도무지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첫째,
올해가 극단 물리 창단 10주년입니다.
그래서 상반기에는 <레이디 맥베스>가 올라갔고,
하반기에는 <서안화차>가 오는 10월 정미소에서 올라갑니다.
네, 박지일 선배님께서 출연하시구요.

둘째,
톰 스토파드(Tom Stopardd 1937~ )의ㅡ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Rosencrantz and Guildenstern are dead >입니다.

셋째,
살아숨쉬는 관객... 펄떡펄떡 살아움직이는 관객 여러분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 _ _ -_-
빨간그림자 08/04/11 21:34 X
웹을 돌아다니다 보니 조연출님의 이름을 많이 보게 되더군요. 아마 조연출님께는 제가 그러하지 않았을까 싶지만요. 웹은 좁고,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의 거리는 더 좁은 것 같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멀찍이서 얼굴만 뵈었습니다, ㅎㅎ.

창단 10주년을 기념해서 대표작들이 올라오는 것이로군요. <레이디 맥베스>도 그렇고 <서안화차>도 그렇고. 좋은 공연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참 기쁘네요.

참, 톰 스토파드의 희곡 제목을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걸 어찌 알아내나 싶었거든요.
라이 08/04/14 08:47 X
저도 감사합니다.
김수희 08/04/19 02:05 X
[To. 빨간그림자 님] 그러네요... 곧, 또, 뵙겠지요?_!
김수희 08/04/19 02:13 X
[To. 라이 님] 작년 LG아트센터 <이아고와 오셀로> 공연 자료를 찾던 중에 알게 된 건데,
<데스데모나 Desdemona>라는 희곡이 있답니다;
내용은 잘 모르겠고 한국에 들어오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두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언젠가...
<로미오와 줄리엣>, 그 4일천하ㅡ세기의 로맨스를,
"미친 XY, 미친 XX" 로 만들어 볼 작정을 하고 있습니다.
... 보러 와 주십시오.
-_-;

소무 08/04/13 01:16  R X
늦게나마 빨간그림자님말씀에 개인적 의견을 조금 덧붙이자면,
원작을 알고 본 관객에게는 원작의 색다른 해석에 흥미를 느꼈을 것 같구요,
또 원작을 모르더라도 그자체로 충분히 설득력 있는 독립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훌륭한)희곡이란 자체로도 완성도를 지니지만, 연출에게 무한한 상상의 여지를 제공하는 여백이 있는 글인 것 같습니다. 희곡은 무대화를 전제로 쓰여지는 글이니까요. 대부분 고전이라 불리며 계속적으로 재해석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그런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성과 캐릭터에서는 탄탄한 중심을 갖고 있지만, 너무 디테일하지는 않다는 점이죠.
그런면에서 마부마인의 인형의집 아주 색다르더군요. 코믹하기까지 하다고 할정도로요. ^^
빨간그림자 08/04/13 13:50 X
마부마인의 <인형의 집>은 아직 리뷰를 못 썼습니다만은... 코메디 터치를 많이 했다는 데는 동감합니다.

191970 08/04/22 16:17  R X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위의 덧글들을 읽고, 서안화차 올해 공연된다는 걸 알았어요. 정말 기대되네요. :) 10월 잊고 놓치지 않게 꼭 적어 놔야겠습니다.
빨간그림자 08/04/22 17:29 X
기억 속의 공연이 어떤 모습으로 올라갈지 무척 기대가 된답니다, ㅎㅎ.

N. 08/04/22 17:12  R X
명성 때문에 제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었나 봅니다. 좋은 공연이었지만 그럼에도 제 기대엔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았던지라... 아마 거의 막공 때였던지라 배우들 기가 쇠해져서, 일 수도 있겠고, 소소하게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이 제겐 너무 크게 다가와서, 심지어 매우 좋았던, 아니 매우 좋았단 말로도 부족할 정도인 다른 부분들의 장점까지 깎아먹은 느낌이 들었어요.
내일경 글을 올릴 예정인데, 다 올리고 나면 트랙백 걸게요. :)
빨간그림자 08/04/22 17:31 X
모든 관객에게 100% 호평받는 공연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다른 시각으로 보실 수 있고, 어쩌면 실망할만한 부분이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궁금한 부분은 그 지점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인가 이지만요. 올라올 트랙백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참, 이 블로그의 트랙백이 좀 맛이 가서 rss를 통해 글 소식이 날아오면 제가 링크를 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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